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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 본문

단상

본능

lancelot50 2009. 11. 24. 23:21

그녀를 처음 본 그 순간, 멈칫할 수 밖에 없었다.

눈처럼 창백하고 갸름한 얼굴, 그 가운데에 있는 깊이 모를 검은 두 눈동자.
붉은 립스틱이 칠해진 조그맣고 매력적인 입술.
날씬한 몸에 갸녀린 어깨, 그리고 가느다란 팔.
새하얗고 가느다란 손가락, 그 끝에 그려진 짙은 검은색의 손톱.

이 여자, 남자를 아는 여자다.


매력적인 외모에 끌리는 것은 역시 짐승의 본능인가.
그녀에 대해 아는 것은 겉모습밖에 없다는걸 스스로 잘 알고 있기때문에,
머리로는 분명 밀쳐내고 있었지만, 어느새 마음은 그녀에게로 향한다.


그녀는 말한다.
'나는 쿨~한 B형 여자에요~'
'쿨하다' 는게 존재한다는 바보같은 생각으로 자신이 쿨하다고 믿으면서 얘기하고 다니는 것은 참....
보고있는 것조차 멍청한 일인데.


머리와 마음의 불일치.
과연, 이 번뇌의 끝은 어디일까.  그리고, 이렇게 억지로 밀쳐내는게, 과연 바람직한 것이기나 한 것일까.


아직도 고민 중인, 어쩌면 영원히 고민에서 빠져나오지 못할지도 모를, 슬픈 본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