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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celot.com

로스쿨 관련 개념글. 본문

인간이되자

로스쿨 관련 개념글.

lancelot50 2007. 12. 4. 23:36

다음 아고라에서 펌

skywalker 님


명확하다.  글을 쓰려면 이렇게 써야지.ㅎ

나도 로스쿨은 회의적이다.  결국 장사다. 
로스쿨 도입하게되면, 지금보다 돈을 더내야 변호사 될 수 있다.  라는게 된다.
경쟁력, 양질의 서비스 이딴 말들은 자기네 이익집단의 이익을 포장하기위한 포장지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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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을 둘러싼 오해들, 그리고 집단 이기주의 [18]

  • skywalker
    • 번호 49931 | 2007.10.21
    • 조회 3144 주소복사

    1. 각 집단의 이해관계


    로스쿨에 대해
    1)대학들이 관심있어 하는 건 자기 학교에 로스쿨 만들어(가능한한 최대 인원으로) 학생들 상대로 등록금 장사 하고
    파워엘리트를 배출해 대학 서열을 높이는 것,
    2)대학교수들이 관심있어 하는 건 로스쿨 교수로서의 사회적 지위와 직업의 안정성,
    3)변협이 관심있어 하는 건 최종 배출되는 변호사 수...(결국 변호사들의 소득)

    이 뿐입니다. 저 세 집단이 입을 모아 외치고 있는 "국민들이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는
    저렴하고 질 높은 법률서비스"라는 명분은 말 그대로 명분일 뿐이죠.
    사실 그들은 자기 밥그릇이 중요한 거지 그런건 어떻게 되든 별 관심 없어요,
    그래서 같은 명분을 놓고도 결론이 정반대일 수 밖에 없는 거구요...



    2. 현재까지의 진행상황

    위와 같은 이기주의는 로스쿨 도입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로스쿨 도입 논의과정에서 대학들은 로스쿨 총정원을 3000명 이상, 많게는 4000-5000명 선까지 늘려달라고 주장했구요,
    변협에서는 1200명 정도가 적당하다고 주장했죠. 변호사가 늘어나는 걸 원치 않았거든요.
    그리고 교수들은 일정기간 이상 법대교수로 재직하면 변호사 자격증을 달라고 주장합니다.
    실무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자기가 가르치는 법과목 이외에 다른 법과목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는 교수들에게 실무자격증 부여는 무리였죠.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7월에 로스쿨법이 통과되자 이번엔 그동안 목숨을 건 전우라도 된 것처럼 한 목소리를 내던 대학들 간에 입장이 갈리게 됩니다.
    서울대를 비롯해 로스쿨 도입이 거의 확실시되는 소수의 대학들은 학교당 정원을 300명까지로 해주거나아예 인원제한을 없에달라고 주장합니다.
    어차피 자기 학교에 로스쿨이 들어올테고 그럴바엔 150명 정도 뽑는 것보다 300명쯤 뽑는게 자기들한텐 유리하거든요.
    일단 등록금 수입이 두배가 되니 남는 장사고(대학들이 학생들을 기본적으로 돈벌이 수단으로 본다는 거 부정하시는 분들 많지 않으실겁니다),
    자기학교에서 보다 많은 법조인을 배출해서 법조계에서 그동안 가지고 있던 기득권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거죠.
    물론 이 과정에서도 명분은 "다양한 분야의 법조인 배출과 규모의 경제"였습니다.
    한편 지방사립대를 비롯한 로스쿨 유치가능성이 낮은 대학들은 여기에 크게 반발했죠.
    정원을 늘리면 그만큼 로스쿨 인가를 받는 학교가 줄어들테고 자기 학교에 로스쿨이 인가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니까요.
    그런 대학들은 150명 이하, 혹은 100명 이하를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로스쿨 유치가능성이 낮은 대학들의 교수들은 학교에서 대거 이탈해 로스쿨 유치가능성이 높은 대학으로 이적합니다.
    어떤 기사에서 봤는데 모 지방대에서는 학기중에 교수들이 대거 이적하는 바람에
    지금 법대교수가 4명밖에 남지 않아 법대 수업 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하더군요.
    대의명분 좋아하는 법대교수들의 행태는 자신들이 가르치던 제자들이야 어찌되건 말건 나부터 살고 보자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죠.
    그러던 중 로스쿨 총정원을 1500명으로 한다는 교육부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사법시험은 2013년까지 존치시키고 로스쿨은 그 정원을 차차 늘려 2000명까지로 한다는 취지였죠.
    이에 따르면 로스쿨 졸업생이 배출되는 첫해인 2012년에는
    로스쿨출신과 사법연수원출신을 합쳐 현재의 두배인 2000명이 좀 안되는 수의 변호사가 배출될 것으로 보입니다.
    변협에서는 그나마 안도하면서 표정관리를 했구요, 대학들은 크게 반발하며 학장들끼리 모여 시위까지 하고 보이콧을 한다느니 으름장을 놓습니다.
    그리고 언론은 일제히 로스쿨 정원을 크게 늘려야 한다는 논평을 내놓고 여론도 그쪽이 우세한 듯 합니다.



    3. 로스쿨 도입과 관련된 오해들

    1) 로스쿨 정원을 늘리면 변호사가 늘어난다?

    로스쿨 정원과 변호사수는 상관관계가 있지만 그건 운영하기 나름일 뿐 로스쿨 정원확대가 반드시 변호사수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우리와 법제도가 거의 같은 일본의 경우 우리보다 5년 앞서 로스쿨을 도입했는데
    처음에는 로스쿨입학자의 80% 정도가 변호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현재는 합격률이 40%를 밑돕니다.
    로스쿨을 인가해달라고 계속해서 조르는 대학들에게 하나둘씩 계속해서 로스쿨을 인가해주다보니 로스쿨은 70개가 넘을 정도로 난립하게 되었고
    그에 반해 변호사 수는 변호사들의 반발로 늘어나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기존에 있던 사법시험은 기존 사법시험 준비생들의 반발 및 공무담임권 침해 문제 때문에 계속 존치시키는 기형적인 구조가 되어 버렸습니다.
    결과적으로 변호사 수 유지를 원하는 변호사업계의 이해관계와 등록금수입 및 대학 위상 강화를 원하는 대학들의 이해관계의 타협의 산물이었죠.
    그 피해자는 비싼 학비를 지출하고 혹독한 수련과정을 거쳤지만 변호사자격을 취득하지 못한 로스쿨 졸업생들이었구요.
    일본의 사례지만 우리나라의 현 상황은 기분나쁠 정도로 일본을 똑같이 따라가고 있습니다.


    2) 로스쿨을 만들면 대학서열화가 완화되고 상위권 대학의 법조인 독식 문제가 해결된다?

    지금 몇몇 대학교가 사시합격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건
    근본적으로 이미 대학교 자체가 서열화되어 있고 대학교 신입생 선발 자체가 서열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로스쿨이 30개쯤 생겨서 서울대에도 하나, 고려대, 연세대에도 하나, 그리고 지방 국립대 및 사립대에도 몇 개씩 생겼다고 가정해봅시다.
    어느 로스쿨에 우수한 사람들이 몰리겠습니까?
    아마 현재 사법시험 합격자수 순위와 똑같은 순서로 서열화되어 우수한 사람들이 차례로 윗 순위의 로스쿨을 채울 겁니다.
    그리고 이는 결국 로스쿨별 변호사시험 합격률에도 그대로 반영될 것이고
    변호사 시험을 통과하더라도 좋은 로스쿨을 나온 사람이 더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더 요직으로 가겠죠.
    따라서 로스쿨제도는 법조인들이 학교별로 인맥을 쌓는 폐단을 막지 못합니다.


    3) 변호사 수를 늘리면 국민들이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저렴하게 누릴 수 있다?

    대학들과 교수들의 주장입니다. '시장경제원칙'상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낮아지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는 맞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로스쿨이 대량 인가되고 변호사가 지금보다 몇배 늘어나면 법률서비스를 누구나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처럼 얘기하는 건 왜곡입니다.
    아니면 시장경제원칙을 부르짖는 그분들이 보이는 손이 모든 걸 해결해준다는 애덤스미스 이후의 경제학은 공부하지 않은 분들이거나...
    상품의 가격이 무한정 낮아질 수는 없습니다. 원가가 있고 이윤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물건의 경우는 시설비, 임대료 등 초기 투자비용과 재료값, 연료비 등의 소비재 구입비가 들어가죠.
    변호사의 경우는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 경제적인 비용이 초기 투자비용이라고 볼 수 있겠구요,
    변호사 영업을 하면서 필요한 사무실 임대료, 직원인건비 등이 계속적인 지출을 요하는 원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은 어느정도 내려가겠지만 그 가격이 원가와 최소한의 이윤의 합계에 미치지 못한다면 공급은 늘지 않습니다.
    공급자는 시장에서 철수하게 되죠.
    이건 마치 동네에 빵집에 3곳 있고 원가 500원하는 빵을 1000원에 팔고 있는데
    빵집이 20곳쯤 더 생기면 빵을 2,300원에 사먹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빵집이 그렇게 늘어나도 빵값이 크게 내려가진 않습니다. 원가를 낮추기 위해 불량재료를 쓰는 빵집이 늘어나고, 망해서 문닫는 빵집이 늘어날 뿐이죠.

    그런데 로스쿨은 변호사의 초기 투자비용을 크게 늘립니다.
    로스쿨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비용, 로스쿨에 들어가서 필요한 학비, 생활비 등등 지금의 사법시험보다는 더 큰 돈이 들어갑니다.
    그렇게 배출된 변호사들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몇달씩 걸리는 소송을 50만원이나 100만원쯤만 주면 성심성의껏 처리해주려고 할까요?
    아마 그냥 다른 일 하려고 할 겁니다. 사무실 유지비도 안나와 매달 적자를 보면서 지금보다 훨씬 싼 가격에 일을 해줄 변호사는 없겠죠.
    자선사업가가 아닌한.
    로스쿨도입론자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OECD국가의 인구당 평균 변호사수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지만 평균수임료도 훨씬 높아요,
    변호사가 그렇게 많은 미국은 말할 것도 없구요. 변호사수를 늘려 수임료를 대폭 낮춘다고 하는 건 환상일 뿐입니다.

    가까운 예로 우리나라의 대학 숫자가 예전에 비해 크게 늘어났지만 대학들간의 경쟁이 촉진되어 대학등록금이 대폭 내려가고 대학교육의 질이 높아졌습니까?
    그 답은 교수들과 사학재단관계자들이 더 잘 알고 있을겁니다. 시장경제원칙은 그렇게 단순하고 도식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4) 로스쿨이 생기면 고시낭인이 없어지고 과열된 고시열풍이 사라진다?

    사법시험이 없어지면 고시낭인은 없어지겠죠. 근데 대신 로스쿨 낭인이 생기겠죠.
    로스쿨 도입이 확정되기 전부터 학원가는 발빠르게 움직이며 시장확대를 꾀해왔습니다.
    로스쿨이 적어진다면 그 로스쿨에 들어가기 위해서, 로스쿨이 많아진다면
    더 좋은 로스쿨에 들어가기 위해서 학원이 생기고 로스쿨 입학시험을 몇년씩 준비하는 사람들이 생길 겁니다.
    지금의 고시열풍과 다를 게 없죠.
    오히려 더 우려되는 점은 그렇게 해서 로스쿨 입학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이
    또다시 변호사시험을 보다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하기 위해 재수를 하고 학원을 다니고 할것이라는 점과
    로스쿨은 사법시험보다 인원이 많기 때문에 지금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뛰어들거라는 점입니다.
    과거에 사법시험을 300명 선발하던 시절보다 1000명을 선발하는 지금 사법시험 응시자들이 크게 늘어난 걸 보면 예상이 되실겁니다.
    그 과정에서 고급인력의 낭비는 지금보다 더 심해질 거구요.
    물론 변호사 자격증의 메리트가 예전같지 않겠지만 사람들은 긍정적인 가능성을 자신의 미래로 여기고 도전을 하니까요...


    5) 법률가들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법시험이 아닌 로스쿨을 해야 한다?

    오랜 전통과 선진적인 법제도를 가지고 있던 독일, 프랑스 등도
    미국에 법률시장을 개방한 후 토종 로펌들이 전멸하다시피 하고 미국로펌들에 국내 수요를 잠식당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 로펌들과 미국변호사들은 전세계를 종횡무진하며 활약합니다.
    하지만 미국변호사들이 로스쿨을 나왔기 때문에 우수하고 독일이나 프랑스가 사법시험제도를 가졌기 때문에 경쟁력이 없다는 건 너무 단순한 생각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미국 로펌의 경쟁력은 달러의 힘이고 미국의 힘일뿐 로스쿨의 힘이 아닙니다.
    세계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미국기업들과 거래하기 위해서 다른 나라 기업들은 영어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힘있는 미국의 법을 준거법으로 정합니다.
    그리고 미국 법원에서 재판을 합니다.
    미국 변호사들이 유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들이 실력이 다른나라 변호사들보다 뛰어나서가 아니라 '미국법'을 공부한 '미국' 변호사들이기 때문입니다.
    이건 로스쿨이냐 사법시험이냐의 문제가 아닌 국력의 문제일 뿐입니다.
    로스쿨에서 미국법 전문가를 양성하는 게 아니라면 로스쿨이 국제경쟁력을 확보해줄 수는 없습니다.
    혹시 학비가 비싼 로스쿨에는 재력있는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어서
    해외거주 경험이 있고 영어도 잘하는 그들이 국제경쟁력도 더 있다는 의미라면 뭐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참고로 로스쿨 3년동안 법률 초보자들을 법률전문가로 키워내기 위해
    민법, 형법, 상법,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등 기본이 되는 법률들을 가르치기에도 벅찹니다.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비슷한 사안의 판례들을 찾아내서 결론만을 추출하면 되는 판례법국가가 아니라
    성문법을 해석하기 위해서 각 법분야별로 특유하게 내재된 법원리들을 익히고 하나하나 해석해나가는 방법까지 배워야하는 성문법국가거든요.
    미국 로스쿨처럼 다양한 분야에 대해 이것저것 교육할 시간이 사실상 없습니다.
    그러다간 기본적인 법해석도 할줄 모르는 함량미달 변호사들이 대거 배출될 위험이 있어요.


    6) 로스쿨은 변호사들의 철밥통을 깨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로스쿨이 도입되고 변호사들이 크게 늘면 변호사업계가 지금보다 어려워지긴 하겠죠.
    하지만 그건 양극화가 심해진다는 의미일 뿐 기존에 잘나가던 변호사들이 못나가게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리고 철밥통이라면 그건 이미 깨진 상태입니다.
    수억의 연봉을 받는 변호사들도 있지만 상당수 변호사들이 사무실 유지조차 어려운 상태이구요.
    소위 잘나간다는 변호사들도 대신 그 업무량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자격증 하나 따서 평생 놀고먹는다는 몇몇 사람들의 불만은 현실과는 많이 다릅니다.
    기존 변호사들의 기득권을 깨기 위해 변호사를 크게 늘리면 이상한 결과가 생깁니다.
    기존에 자리잡고 있던 변호사들은 고정적인 고객이 있어서 영업이 되는데
    새로 배출된(즉, 기득권을 누려본적도 없는) 새내기 변호사들은 기존의 사법시험출신 변호사들에게 헐값에 고용되는...
    이미 잘 나가고 있는 변호사들에게는 로스쿨이 오히려 희소식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수임료 인하로 나타난다면 좋겠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게 쉽지 않습니다.



    4. 결론

    저는 원래 로스쿨 반대론자이고 사시합격자수를 늘리는 게 맞다고 생각하며, 로스쿨이 본래의 취지대로 운영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미 로스쿨 도입이 확정된 마당에 로스쿨 도입의 부당성을 논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고민하는 게 생산적이겠지요.


    1) 로스쿨 인가 대학의 수와 변호사 배출 숫자

    어느 정도가 우리나라에 필요한 적정 숫자의 변호사인지는 사실 저도 잘 모릅니다만 지금보다는 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재 대학과 변협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통계숫자로 장난을 치고 있습니다.
    변협에서는 변호사 1인당 국민 수를 계산할 때 판검사 숫자까지 포함시켜서 계산하고 있는데,
    현재 변호사 영업을 하지 않고 있는 판검사들은 통계에서 빼고 앞으로 개업을 하면 그때 비로소 넣는 게 맞겠죠.
    그리고 앞으로 창출될 법률서비스의 수요에 대해서도 예측을 해서 고려해야 하겠구요.

    그리고 대학들은 OECD국가 평균 수치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것도 모순이 있는게
    그런 나라들 중엔 우리나라처럼 세무사, 법무사, 노무사, 변리사 등 유사 법조직역이 아예 없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변호사가 적어서 그런 유사 법조직역을 두어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게 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다른 나라에서는 변호사가 하고 있는 업무 중 일부를 유사 법조직역이 하고 있다는 얘긴데
    그렇다면 변호사 수에 유사 법조직역 종사자들의 수까지 일정비율 반영하는 게 현재 우리나라의 법률서비스 공급량을 측정하는데 더 적합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각나라마다 인구, 경제규모, 소득수준, 이와 관련된 법률서비스 수요 등을 가능한 한 모두 고려에 넣어 적정수준을 판단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지방대 총장의 주장처럼 10년 내에 인구대비 미국과 같은 수준의 변호사 수를 갖추기 위해 변호사가 한해에 5000명은 나와야 한다는 건
    미국과 우리나라의 경제규모, 국민소득, 법문화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거겠죠.

    아무튼 그렇게 공신력있는 적정 변호사 숫자가 산출되면
    로스쿨 졸업자의 변호사시험 통과비율을 80% 정도로 맞추어 로스쿨을 인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처럼 로스쿨 졸업자의 과반수가 변호사시험을 통과못한다면 그건 결국 대학들 배만 불려주는 것에 불과하거든요.


    2) 로스쿨의 운영

    현재 로스쿨 중에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 비율을 20%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로스쿨이 실무가를 양성하는 기관임을 생각해보면 80% 가까이 되는 비실무가들이 실무를 가르친다는 게(그것도 짧은 기간내에!)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그냥 '법대'의 교수라면 실무가출신일 필요가 없지만 실무가를 키우는 '로스쿨'의 교수라면 실무경험이 있어야지요.
    오히려 1인당 교수숫자라든지 도서관 장서 수 등은 좀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가능해보이지만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어떤 사람들이 어떤 내용을 교육을 제공할 것인지의 문제인데
    소장 한번 써본적 없는 실무 비전문가들이 법률초보자들을 단기간내에 실무전문가로 키워낸다는 건 불가능해보입니다.
    자기들도 해본적 없는 걸 남한테 어떻게 가르친단 말입니까.
    이건 인체에 대한 해부학적 지식만 있지 한번도 해부를 해보거나 수술을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 의대 교수를 맡기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 법학교육은 미국과는 달리 학문과 실무가 상당히 유리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법학지식의 양 뿐 아니라 그 적용능력까지를 테스트하는 사법시험을 통해 법조인을 선발해왔던 거구요.
    로스쿨 인가의 다른 요건들은 몰라도 실무가 비율만큼은 지금보다 크게 강화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무가들도 단순히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가 아니라
    실제로 법원, 검찰, 변호사의 각 직역에서 일정기간 이상 활발히 활동을 한 사람들만을 엄선해서 뽑아야 할 것입니다.
    실무교육은 '경험'을 전달하는 측면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비실무가 출신 법대교수들은 교수들에게 변호사 자격증을 그냥 달라는 억지를 쓸 것이 아니라
    실무교육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될 때까지 스스로가 재교육을 받든지
    아니면 일반 법학대학원에서 법학 자체를 연구하고 법학자를 꿈꾸는 제자들을 가르치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 로스쿨 유치를 원하는 법대교수들은 나가서 시위하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당장 2009년부터 로스쿨 개원인데 정상적인 교육을 위해 대학수업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 될 커리큘럼을 짜고 연구활동하려면 시간이 턱도 없이 모자랄테니까요.


    3) 로스쿨을 유치하지 못한 대학들은?

    어떤 기사를 보니까 어떤 지방대는 로스쿨을 유치하기 위해 무려 500억원을 투자했다고 하고,
    다른 대학들도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이르는 돈을 투자했다고 합니다.
    물론 이러한 수치는 많이 부풀려진 거겠죠.
    재단 명의로 땅 사는 데 쓴 돈, 로스쿨 수업용으로는 일부로만 쓸 다용도 건물을 짓는데 든 돈 등등...
    그리고 우리나라 사립대학교의 재정이라는 게 워낙 불투명하니까요;;

    하지만 많은 대학들이, 특히 로스쿨 유치 가능성이 낮은 대학들일수록 로스쿨 도입을 학교 발전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생각하고 사활을 건 투자를 한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교육부의 이번 결정에 가장 크게 반발하는 것도 이러한 대학들이구요.
    이런 대학들은 자기들에게 로스쿨을 주지 않으려면 나라에서 책임지라고 합니다.
    그런데... 누가 그들에게 그렇게 무리한 투자를 하라고 시켰습니까? 나라에서 시켰습니까?
    솔직히 말해 이건 투자라기보다는 투기에 가까웠습니다.
    애초에 로스쿨 유치 가능성은 낮은 학교인데 무리해서 건물 지어놓고 로또같은 로스쿨이 유치 안될것 같으니까 나라에 책임지라는...

    가장 안쓰러운 건 그 학교 학생들입니다.
    그렇게 건물짓고 땅 사려고 교수들 돈 쓰진 않았겠지요.
    학교를 위한 투자에는 그렇게 인색한 사학재단의 돈을 크게 풀지도 않았을 거구요.
    결국 그 학교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충당되었을 겁니다.
    등록금은 왕창 오르고, 꼭 필요한 교내 복지혜택이나 장학금 혜택은 못받고, 교수들은 철새처럼 학기중에 다른 학교로 도망가서 수업도 제대로 못받고...

    이러한 대학측(정확히 말하면 사학재단)이 입은 손해를 국가가 걱정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어떤 나라도 무모한 투기로 인한 손실을 국가가 배상해주진 않습니다.


    4) 로스쿨의 등록금과 장학혜택

    또한 학생중 일정 비율 이상이 반드시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강제해야 합니다.
    로스쿨의 한학기당 등록금이 첫해에는 사립 1000만원, 국립은 700만원 쯤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법조인을 꿈꾸는 서민들에게는 너무 큰 부담이거든요.
    대학 4년간 비싼 등록금을 주고 졸업 시켜놨더니 3년간 그보다 훨씬 비싼 로스쿨이라...
    로스쿨 도입을 주도한 어느 여자 국회의원분은 등록금 1000만원은 너무 비싸지 않냐는 질문에 "아니 1000만원이 뭐가 비싸요?" 하셨다니 뭐 할말 없지요;;
    그런 로스쿨이 대학에 유치되면 안그래도 비싼 등록금은 매년 큰폭으로 오르겠지요.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 인상률 어느정도인지 아시지 않습니까.
    거기다 로스쿨 유치하려고 투자해둔 비용까지 회수하려니...
    10년 내로 1000만원이 2000만원 되고 2000만원이 3000천만원 될 겁니다.
    로스쿨이 사학재단의 돈벌이 수단 이상의 교육기관으로서의 의미를 가지려면 장학금 혜택은 필수적입니다.


    5) 앞으로 변호사들은?

    법조인들은 국민들이 변호사 대폭 늘려야 된다, 밥굶는 변호사들 많아져야 한다 고 외치는 이유가 본인들에게 있음을 스스로 깨달아야 합니다.
    의뢰인이 돈을 싸들고 가서 변호사에게 굽신거리는 이상한 모습은 이제 사라져가고 있고 앞으로는 찾아볼 수 없게 될 겁니다.
    변호사 수의 증가는 막을 수 없는 파도와 같습니다.
    살아남기 위해서 변호사 수 유지하는데만 몰두할 게 아니라
    진짜로 변호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아보는 안목과 실제로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실력이 필요합니다.
    법률서비스의 종류는 다양하고 그 잠재적인 수요도 크기 때문입니다.
    비록 소송이 남발되고 있기는 하지만 의뢰인에게 친절한 미국 변호사들의 태도를 우리나라 변호사들은 배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도태되어 사라지는 겁니다. 망하는 변호사들이 늘어나는 건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이며 경쟁에서 예외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점점...



    긴글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밤중에 뉴스 읽다가 갑자기 흥분해서 하고 싶은 얘기들을 두서없이 쏟아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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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을 공립화시켜버리면, 이 이익집단중 하나는 사라지겠지.
    지금 현실에서 그게 불가능하다면, 국립대를 많이 늘리거나 해야한다.
    서울에 국립대학교 몇개있나?  서울대?  그거말고 또있어? 
    이게뭡니까? 

    사립대는 장사다.  교육이 아니고. 눈가리고 아웅하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