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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본문

보고 듣고, 느끼고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lancelot50 2010. 5. 2. 19:56


원래 나는 '칼들고 싸우는 무사이야기'에 관심이 많다(나뿐만이 아니고 많은 남자들이 그렇지 않을까?)  그래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의 등장을 처음 봤을때 너무 반가웠다.  한동안 뜸했던 '칼싸움이야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고편의 첫장면을 봤을때 일단 좀 '에이'하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이 '이준익'이었기때문이다.  이사람 '믿을 수 없다'이기 때문에.  역시 예고편에서도 무언가 액션이 엉성했다.  과연 이사람, 이번엔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님은 먼곳에' 를 제발 반복하지 말아주었으면 했지만 이사람이 나아지지 않는 것 같다는 것은 '왕의남자'->'님은먼곳에'로 왔을때 어렴풋 느껴졌다)

역시나 영화는 '무엇을 말하고자'하는지가 불분명했다.  과연 '이준익'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내가 느끼기엔 영화의 장면과 장면의 사이가 사람들의 '관계'를 적절히 보여줄 만큼 짜임새 있게 구성되지 못하고, 이야기들을 산만하게 늘어놓기 바빴다. 원작 만화의 내용이 많았기 때문일까?  하지만 그 '원작'을  적절하게 재구성해서 영화의 방식으로 말하는 것이 감독의 역량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게다가 인물들.
까닭없이 '까칠한' 한지혜는 대사가 거의 없었음에도 어색해보였고(나는 한지혜가 왠지 '님은먼곳에'의 수애처럼 보였다.  왜 이님은 그렇게 차승원을 찾아서 돌아다니는 것일까?)
백성현은 쓸데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고함만 지르는 캐릭터.  역시 이해가 안된다.  게다가 백성현이 검술을 배우게 되는 과정이 너무 쉽게 나와있어서 설득력이 떨어졌다.  좀 더 열심히 수련을 쌓았다는 것을 보여줬어야 설득이 되지, 이건 뭐 황정민에게 몇 대 맞다가 보니 다배우게 되는 건 좀.
차승원은 역시 멋지다.  모델출신이라 그런지 갖다 새워 노면 그냥 폼이난다.  길이가 적절해서 그런가.  양복아닌 도포자락도 멋지다.  그나마 차승원이 있어서 '허접스런 검술 액션'이 나아보이는듯.
황정민은 포쓰가 부족하다.  마지막에 칼에 찔려 죽을때 차승원에게 '이건 우리모두가 죽는 꿈이야' 하면서 우는장면, 그거만 적절해보였고, 나머지 장면은 왠지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 솔까말 황정민이 '검술고수'이미지가 가당키나 하냐.  일단 폼이 안나는데;

검술액션도 뭔가 에러.  멋지지가 않다.  장면장면이 멋있게 보일 수있을텐데(중국 영화보면 옛날 영화도 검술이 얼마나 멋지고 스타일리쉬하게 나오는데;) 뭔가 이상하다.  자신이 없었는지 장면장면들을 짧고 순간적으로 보여주고 넘어가서 더 좀 재미가 없었다.
게다가 황정민과 차승원의 결투신은 왜 그리 슬로우 모션으로 만들었나.  멋있지도 않은 액션을 슬로우로 만들면 완전 캐구리다는걸 왜모를까. 아 진짜.


잘만들면 재미있을수 있는 소재였는데, 좀 감독의 능력부족인듯.  마치 이준익은 '아 저거 재미있는 얘기꺼리가 되겠다'해서 좋은 소재를 들고와서는, 막상 만들려니 할말이 없어서 그냥 얘기꺼리만 쭈우욱~ 늘어놓고 끝내는 느낌.

슬프다.


덧.
씨네21 이준익 감독 인터뷰.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5002002&article_id=60655
'이몽학이 386세대다' 라고 하는데 나는 왜 자꾸 이게 이준익이 되지도 않는걸 끌어다붙이는 것처럼 느껴질까.  여기서 예전의 '님은 먼곳에'의 인터뷰가 또 생각났다.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5001001&article_id=52271
이사람은 항상 이런식.  자기는 그렇게 만들었다고 얘기 하는데 전혀 공감은 안간다.
그러니까 '되지도 않는걸 끌어다 붙인다'는 생각이 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