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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알라딘' 2019 를 보고. 본문
소원을 이룬다거나, 소원을 들어주는 것에 관한 전래동화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이야기들이 무척 많은데, 나는 어릴 때 이런 것들을 보고 유치하다고 생각했었다.
'아니, 어차피 말도안되잖아. 소원을 누가 이뤄줄 수 있어.'
산타클로스도 존재하지 않았으며, 도깨비 방망이도 존재하지 않는 존재이고, 마법램프의 지니 역시 마찬가지로 실존하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어릴 적의 나는, 왜 저렇게 존재하지도 않고 이루어질 수 없는, '소원을 비는 이야기'가 있는지 알지 못했다. '저런 유치한 이야기가 무슨 의미이지?'.
얼마 전, 정신과의사 송형석이 쓴 책 '나라는 이상한 나라'를 보다가, 이런 구절을 발견했다.
병원에 온 내담자가 자기 자신의 욕구나 상태에 대해서 자기스스로도 잘 알지 못할 때, 자기스스로 자신의 욕구를 들여다보고 생각해 볼 기회를 위한 질문을 한다고.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돈을 많이 벌면 가장 갖고 싶은 것은?'
'여행을 간다면 가고 싶은 곳은?'
이런 질문들에 추상적인 답변말고, 구체적으로 대답해보고, 왜 그런 욕구가 있는지 스스로 생각해보는 과정을 통해, 내담자가 평소에 자세하게 알지못하고 살았던, 자신의 욕구에 대해 돌아보는 기회를 갖는다고.
사람의 인생이라는게, 결국 내가 하고싶은 일들을 명확하게 알아야 그것에 도달하려고 노력할 수 있고, 그 과정에 성취감도 느끼고 재미도 느끼는 것이지 않을까. 남들이 시키는, 사회에서 해야한다고 이야기하는 그런 목표들 말고, 정말 자기자신이 원하는 것들. 그런 측면에서 자신의 욕구를 명확하게 아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비전을 세우는데 가장 중요하고 기초적인 일이 아닐까. 자기 스스로 욕구도 없고 하고싶은 일도 없는 인생이야말로 무의미한 인생일 수 있으니까.
알라딘을 보다가 불현듯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아, 소원을 말해보라는게, 결국 앞으로 니가 인생을 살면서 하고 싶은것,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지, 그런것이 없다면 한 번 생각해보라는, 그런 의미이지 않을까. 나아가서,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는게, 결국은 이렇게 사람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평생 추구할 '목표'와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하는 '열정',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이 당연한 이야기를, 나는 이제서야 깨달았다.
지니는 말한다.
주인님, 당신의 소원은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