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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 영화 스크린쿼터제 그리고 민족주의. 본문

보고 듣고, 느끼고

정성일, 영화 스크린쿼터제 그리고 민족주의.

lancelot50 2008. 9. 17. 21:53
영화에 스크린쿼터라는 제도가 있다.
영화관에서 우리나라 영화를 1년에 얼마간 의무적으로 상영하게 하는 제도다.

일단 정성일씨의 글을 읽어보자.

http://php.chol.com/~dorati/web/sub/sub199905.htm

정확히 얘기하면 스크린쿼터에 관한 글은 아닌데, 쉬리를 얘기하면서 스크린쿼터를 언급하는 부분이 있다.
인용하고싶은 부분은 여기인데,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헐리우드 영화에 중독되어 있었으며, 더 나아가 헐리우드 영화와 유사하게 만든 이 영화가 너무나도 대견하게 보였던 것이다.  그것이 '쉬리'를 보는 그 수많은 영화 관객들의 기이한 민족주의이며, 국산품 애용정신이다.  드디어 우리들도 헐리우드 영화 비슷한 액션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구나, 라는 감격을 이 영화에서 맛분 것 같은 그 느낌은 영화관에 함께 앉아 있는 나를 정말 비참하게 만든다.  '쉬리'가 지지를 맏는 동안 우리는 정말로 스크린 쿼터제 폐지를 반대해야 할 근본적인 이유는 없는 것이다.  우리는 문화를 보호하기 위해서 스크린 쿼터제 폐지를 반대하는 것이지, 영화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허릴우드 영화를 흉내내고 싶어하는 그 모든 노력은 결국에는 실패로 끝날수밖에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노력은 결국에는 허릴우드 영화에 흡수되는 것으로 끝날 수 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밑줄친 부분이다.
'영화산업을 보호하기위해서가 아니라 문화를 보호하기 위해서 스크린쿼터를 반대한다.' 라는 정성일씨의 입장을 여기서 드러내고 있다.(내 생각엔 '영화산업'을 보호하는 것도 '문화'를 보호하는데 역할 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논의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스크린쿼터에 대한 당신의 입장은 무엇인가?  라고 물어볼 수 있다.
나의 입장은 과연 무엇일까?

사실 생각해보면 헐리우드 영화를 닮기를 원하는 영화를 굳이 보호해줄 필요가 있을까.  관객들도, 영화들도 그렇기를 원하는데. 

좀더 나아가면 내 생각엔 관객들은 한국인들이 주인공이된 헐리웃 영화를 원하는거같다.  헐리웃에서 주인공이 되므로서 세계에서 인정받고 최강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이상한 민족주의.

이것의 시작은 사실 '서구화'를 '선진화'와 동일시하고, '서구=미국'을 역시 동일시하는 우리나라의 부끄러운 민족주의가 아닌지.

민족주의란건 결국 '남보다 우리가 낫다'라는 걸 얘기하게 마련이고, 그런 것은 미국이 세계에서 제일 힘이 센 현실에 비춘다면 결국 우리나라의 미국화를 원할 수 밖에 없게된다. 
그자리에 들어가길 원하는거지.  미국처럼 힘이 세서 지 맘대로 하기를 원하는,  변태적인것이다.


스크린 쿼터를 지지한다면 결국 이런것들을 보호해주게될테니 참 암담하다.

내 생각에 중요한 것은, 스크린쿼터보다는, 문화를 보호할 수 있는 다른 장치를 마련하는게 좋을 것 같다.  돈만 엄청투입해서 폭력적으로 영화 상영관을 장악하고 강제로 관객들을 보게 만드는 그런 영화들에 제한을 가하는, 그래서 힘없고 돈 없는 영화들도 어느정도 알려질 기회를 주는 그런 제도가 필요할 것 같다.



덧.
정성일씨의 글은 항상 이것저것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어주어서 자극이 된다.